많은 유저들에게 모듈러신스가 매력적인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그중 하나는 다양한 음향적·음악적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요?

*모듈러신스 패칭. 다양한 음악적 아이디어를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구성할 수 있다.
물론 모듈러신스로 실험적인 소리를 만들거나 사운드 자체를 탐구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를 음악적으로 유의미하게 구현하고 싶다면 시스템 내에서 여러 요소를 일정한 간격과 순서 안에서 배치하고 제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작업들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 소리나 노트를 특정 순서로 배열하기
- 특정 리듬이나 템포에 맞춰 소리를 변조하거나 변화시키기
- 반복적인 패턴이나 리듬 구성하기
이러한 작업을 위해서는 공통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일정한 간격으로 발생하는 펄스 형태의 전기적 신호인 클럭 신호입니다.
왜 클럭신호가 필요할까?
DAW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하나의 프로젝트가 공통된 시간 개념을 공유하고, 설정한 BPM에 의해 모든 기능과 동작이 제어된다는걸 알고 있을 텐데요.
하지만 DAW와 달리 모듈러신스는 패칭을 통해 싱크를 맞추기 전까지는 각 모듈이 서로 다른 시간 기준으로 동작합니다. 어떤 모듈은 멈추지 않고 계속 작동하고, 어떤 모듈은 특정 입력이 있을 때만 반응합니다. 기본적으로 이들을 하나의 시간 기준으로 묶어주는 요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각자의 시간대로 움직이는 여러 모듈을 서로 동기화하고 원하는 시점에 정확하게 동작시키기 위해서는 클럭 신호가 필요합니다.
또 사용자는 시스템 내에서 이 클럭 신호를 어떻게 라우팅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유로랙에서 클럭은 보통 +5V 이상의 전압이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게이트나 트리거 신호를 통해 전달되며, 시스템의 공통된 시간 기준이 됩니다. (게이트/트리거의 개념은 지난 4화 : 인풋 아웃풋 개념, 그 다음은 CV? - CV, Gate, Trigger, Midi 에서 다룬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클럭 신호는 구체적으로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요?
클럭 신호 : Binary Signal
게이트와 트리거는 모두 이진 신호로 분류됩니다. 즉, 전압이 존재하는 상태와 존재하지 않는 상태, 두 가지로만 이루어진 단순한 신호입니다.
유로랙에서는 모든 것이 전압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꺼짐(off)”은 0V를 의미하고, “켜짐(on)”은 일반적으로 약 5V에서 10V 사이의 전압을 의미합니다.

*게이트와 트리거. 이미지 출처 : noiseengineering.us
게이트와 트리거는 유로랙에서 가장 단순한 신호 중 하나이지만, 동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비슷해 보이는 두 신호의 차이를 이해하면, 패칭할 때 어떤 신호를 사용해야 하는지가 분명해집니다.
그렇다면 on/off로만 이루어진 이 두 신호는 어떻게 다를까요?
이제 각각의 특징과 활용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게이트 : 신호의 지속성과 시간 제어
게이트 신호의 가장 큰 특징은 전압이 High 상태를 유지하는 시간(Length)입니다. 이 길이는 ADSR 엔벨롭의 Sustain을 결정하는 등 신호를 유지해야 하는 다양한 제어에 사용됩니다.
게이트 신호는 여러 방식으로 생성되는데요, 예를 들어 키보드를 사용할 때 건반을 누르고 있는 동안에는 게이트 신호가 High(on)상태를 유지하고, 손을 떼면 Low(off)로 전환됩니다. 시퀀서에서도 게이트 신호를 얻을 수 있는데, 게이트 전용 시퀀서뿐만 아니라 CV와 게이트를 함께 출력하는 시퀀서에서도 각 스텝의 길이에 맞춰 게이트 신호가 생성되어 음의 발생을 제어합니다.
일반적으로 유로랙의 클럭 신호는 트리거 형태인 경우가 많지만, 이 신호가 클럭 디바이더(Clock Divider)를 거치게 되면, 지속 시간(Length)을 가진 게이트(Gate) 신호로 변환되어 출력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6 디바이더는 빠르게 들어오는 클럭 신호를 16개 단위로 나누어 처리합니다. 이때 개별 클럭을 출력하는 대신, 여러 개의 클럭을 하나로 묶어 일정 시간 동안 High 상태를 유지하다가 이후 Low로 전환되는 방식의 게이트 신호를 만들어냅니다.
즉, 빠르게 반복되는 짧은 펄스 신호가 더 느리고 길게 유지되는 게이트 신호로 변환되는 것입니다.

*클럭 디바이더(/16)에 의한 게이트 신호의 Length 변화. 이미지 출처 : noiseengineering.us
이러한 신호는 특정 구간 동안 전압을 높게 유지해야 하는 로직 패치나, 신호의 길이가 중요한 엔벨롭을 다룰 때 특히 유용합니다.
트리거 : 순간의 짧은 펄스
트리거는 단순히 말해 아주 짧은 게이트 신호입니다. 신호의 길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으며, 보통 2~5ms 정도의 매우 짧은 펄스로 발생합니다.
트리거는 어떤 동작을 유지하기보다는, 특정 동작을 시작시키기 위해 사용되는데요.
예를 들어 드럼 모듈을 타격하거나, 서스테인이 없는 단순한 디케이(Decay) 또는 어택/디케이(Attack/Decay) 엔벨롭을 작동시킬 때 사용됩니다. 이 외에도 시퀀서를 진행시키거나, 스위치를 전환하는 데에도 사용됩니다.
드럼 모듈을 시퀀싱할 때는 전용 트리거 시퀀서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트리거는 시퀀싱에만 사용되는 신호는 아닙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유로랙의 클럭 신호 역시 대부분 트리거 형태이기 때문에, 이 클럭 신호를 드럼 모듈에 직접 입력해 타격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클럭 디바이더나 멀티플라이어만으로도 간단한 리듬 패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모듈에서는 특정 상태 변화에 따라 트리거를 출력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엔벨롭의 한 단계가 끝나는 지점이나 모듈의 상태가 바뀌는 순간에 트리거 신호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조사마다 표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EOR(End of Rise), EOC(End of Cycle), EOD(End of Decay)와 같은 형태로 구분된다.
이러한 트리거 출력은 패치 내에서 여러 모듈이 연쇄 반응(Chain reaction)을 일으키도록 설계하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게이트-트리거의 호환성
게이트와 트리거는 어느 정도 호환되지만, 사용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게이트 신호는 트리거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트리거 입력을 받는 모듈은 신호의 길이보다는 전압이 상승하는 순간, 즉 라이징 엣지(Rising Edge)만을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트리거를 게이트 대신 사용하는 것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요, 게이트 입력은 신호가 유지되는 시간을 기준으로 동작하기 때문에 매우 짧은 트리거 신호로는 원하는 제어를 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일부 모듈에서는 이 두 용어가 혼용되기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해당 모듈이 트리거 방식으로 동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클럭소스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모듈러 시스템 내 모든 동작의 기준이 되는 클럭 신호는 사용 환경에 따라 다음과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생성할 수 있습니다.
- MIDI-to-CV 인터페이스 : DAW나 드럼 머신에서 생성된 MIDI 클럭을 유로랙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압 신호로 변환합니다. 외부 장비와 템포를 맞출 때 주로 사용됩니다.
- 전용 클럭 모듈 : 시스템 내부에서 마스터 클럭 역할을 하며, 템포를 직접 설정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일부 시퀀서 또한 내부 클럭을 갖고 있어, 별도의 클럭 소스 없이 시스템의 기준 신호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 LFO / VCO : 사각파(Square wave) 출력을 클럭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장비 없이도 클럭을 만들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방법입니다.
- DAW 연동 모듈 (예: Expert Sleepers) : 소프트웨어와 유로랙을 샘플 단위로 정밀하게 동기화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타이밍이 중요한 작업에 유용합니다.

*MIDI to CV 인터페이스, 전용 마스터 클럭모듈, LFO, DAW 연동 모듈 등 다양한 형태의 클럭 제너레이터. 이미지 출처 : 각 제조사 공식 홈페이지
클럭 신호를 확보했다면, 이제 이 신호가 시스템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볼 차례입니다.
모듈러 시스템에서 클럭 신호는 기본적으로 모듈의 진행 속도를 결정하며, 특히 시퀀서와 같은 장치는 이 클럭을 기반으로 스텝을 순차적으로 진행합니다.
하지만 모든 모듈이 이 클럭을 동일한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아닌데요,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클럭 해석 방식, 즉 PPQN의 개념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클럭의 해상도 : PPQN(Pulses Per Quarter Note)
클럭 신호를 입력하면, 클럭의 속도에 따라 시퀀서가 한 스텝씩 진행됩니다.

*시퀀서를 진행시키는 클럭 신호. 이미지 출처 : noiseengineering.us
아주 간단한 원리입니다. 하지만 이 클럭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처리하는지는 디바이스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Noise Engineering사의 16스텝 CV 시퀀서 '미메틱 디지탈리스(Mimetic Digitalis)'같은 모듈은 자체 클럭을 생성하지 않고 외부 클럭을 입력해서 사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요. 클럭이 한 번 들어올 때마다 한 스텝씩 진행합니다.

*Noise Engineering의 디지털 시퀀서 Mimetic Digitalis. 이미지 출처 : modulargrid.net
반면, 다른 기기들은 한 스텝을 진행하기 위해 더 많은 클럭 신호를 요구하기도 하는데요,
이 차이를 설명할 때 사용하는 개념이 PPQN(Pulses Per Quarter Note)입니다.
PPQN은 “4분 음표당 펄스 수”를 의미하며, 한 박자(4분 음표)를 몇 개의 클럭 신호로 나누어 처리하는지를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4 PPQN은 한 박자를 4개의 클럭으로 나누고, 24 PPQN은 이를 더 촘촘하게 24개로 나눕니다.
앞서 언급한 Mimetic Digitalis는 4 PPQN 방식으로, 한 박자를 4개로 나누기 때문에 클럭 신호가 들어올 때마다 한 스텝씩, 즉 16분 음표 단위로 한 스텝씩 이동합니다.

*4 PPQN과 24 PPQN의 시간 분할 및 해상도 차이. 이미지 출처 : noiseengineering.us
PPQN과 클럭해상도
PPQN이 높을수록 한 박자를 더 촘촘하게 나누게 되고, 타이밍을 더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4PPQN과 같은 높은 해상도에서는 튜플렛(연음)이나 타이 노트와 같은 복잡한 리듬을 보다 안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튜플렛(Tuplet) : 한 박자에 여러 개의 음표를 넣는 리듬적 기법 / 타이(Tie) : 두 개 이상의 음표가 연결되어 하나의 긴 음표처럼 연주되는 기법
반면 4PPQN 방식은 구조가 단순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고, 빠르게 패치하기에 적합합니다.
이러한 해상도의 차이는 실제 사용 환경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PPQN은 시퀀서, 클럭 싱크형 딜레이, 클럭 싱크 LFO나 모듈레이션 소스처럼 클럭 신호를 세밀하게 따라야 하는 모듈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반면, 단순 트리거 입력만 받는 드럼 모듈 등은 PPQN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마스터 클럭의 표준 해상도(PPQN) 결정하기
사용자가 클럭 해상도(PPQN)를 직접 다루게 되는 대표적인 경우 중 하나는 MIDI-to-CV 인터페이스를 사용할 때입니다.
이러한 인터페이스는 일반적으로 MIDI 클럭(24PPQN)을 기반으로 동작하며, 출력되는 클럭 신호를 다양한 분할(division)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Mutable Instruments의 Yarns 같은 모듈은 내부 또는 외부 클럭을 기준으로 클럭 분할을 설정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서로 다른 해상도의 클럭 신호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Hexinverter의 Mutant Brain 같은 모듈은 전용 설정 툴을 통해 각 출력 단자에 서로 다른 클럭 분할을 할당할 수 있어, 하나의 MIDI 클럭으로부터 다양한 리듬 구조를 동시에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용하는 시퀀서나 모듈이 어떤 클럭 해상도로 동작하는지에 맞춰, 인터페이스의 출력 클럭을 분할하거나 조정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PPQN 및 클럭 분할 설정을 지원하는 인터페이스 모듈 - Yarns(좌)와 Mutant Brain(우) 이미지 출처 : 각 제조사 홈페이지
어떤 방식이 더 적합한지는 사용하는 모듈과 작업 방식에 따라 달라지므로,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설정은 24 PPQN입니다. 이는 MIDI나 DIN Sync에도 사용되는 표준 규격으로, 정밀한 타이밍이 필요한 디지털 시퀀서나 외부 장비와 연동할 때 호환성이 가장 높기 때문입니다.
반면, 복잡한 연동보다 아날로그적인 직관성을 중시한다면 4 PPQN과 같은 설정이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의 경우에도, 특정 패치에서는 PPQN 방식의 미메틱 시퀀서가 훨씬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스터 클럭의 해상도를 하나로 정했다고 해서 모든 모듈이 그 속도로만 움직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스템 내에 클럭 디바이더(Divider)나 멀티플라이어(Multiplier)가 있다면, 마스터 클럭을 나누거나 곱해 얼마든지 다른 리듬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클럭 디바이더/멀티플라이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뒤이어 다룹니다.)
결론적으로 마스터 클럭의 PPQN은 시스템 내 모든 장비가 공유하는 동기화의 최소 단위를 결정합니다.
PPQN이라는 용어가 처음에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장비가 이미 기본 클럭 규격을 사용하고 있어, 이를 직접 설정할 일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비를 연결하거나 매뉴얼을 확인하다 보면 한 번쯤은 마주하게 되는 개념이므로, 시스템을 이해하는 기준으로 정리해두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클럭 운용하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마스터 클럭 역할을 수행할 모듈은 시퀀서, MIDI 인터페이스, 혹은 단순한 사각파(Square wave) LFO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해당 모듈이 앞서 결정한 마스터 분할(PPQN) 규격에 맞는 클럭 신호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는가입니다. 만약 시스템 내에 클럭 소스로 사용할 수 있는 후보가 여러 개 있다면, 각각 테스트해보고 템포 제어가 가장 안정적인 장치를 메인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정적인 클럭 소스를 정했다면 이제 나머지는 활용의 문제입니다. 실제 시스템을 구성할 때 추가로 고려해야 할 요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LFO는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클럭 소스입니다. 속도를 직관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일부는 전압으로도 제어할 수 있습니다.
다만 BPM 기준의 템포를 제공하지 않거나, 속도를 시각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안정적인 타이밍을 위해서는 상승 엣지가 분명한 파형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사각파가 가장 적합합니다. 하강하는 톱니파도 사용할 수 있지만, 삼각파나 사인파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생성된 클럭 신호는 시스템 전체로 안정적으로 전달되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패시브 멀티플을 통해 신호를 분배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많은 모듈에 분배하면 신호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액티브 멀티플을 사용해 신호를 보강한 뒤 분배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OR 로직 모듈을 활용해 클럭 신호의 버퍼된 복사본을 만드는 방법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로직(Logic)모듈은 14화에서 자세히..
여러 모듈이 같은 클럭으로 동작하더라도, 시작 지점이 어긋나면 전체 구조가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리셋(Reset) 신호는 이러한 어긋남을 바로잡기 위해 사용됩니다. 입력되는 순간 시퀀서나 관련 모듈을 초기 상태로 되돌려, 모든 요소가 동일한 지점에서 다시 시작하도록 맞춰줍니다.
보통은 몇 마디 단위로 더 느린 주기의 리셋 신호를 만들어 주기적으로 정렬을 맞추며, 이를 통해 일정한 구조를 유지하거나 외부 장비와의 동기화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리셋을 활용하면 시퀀서의 길이를 제한하거나, 특정 구간만 반복하도록 설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클럭 디바이더(Clock Divider) : 입력된 클럭을 일정 비율로 나누어 더 느린 신호를 생성합니다. 예를들어, 빠르게 반복되는 하이햇 위에, /4로 나눈 신호를 사용해 킥을 배치하면 자연스럽게 마디의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클럭 멀티플라이어(Clock Multiplier) : 원래 클럭보다 더 빠른 신호를 만들어냅니다. 예를들어, x2, x3와 같이 클럭을 배속하면, 기본 박자 사이가 더 촘촘하게 나뉘면서 빠른 연타나 라쳇과 같은 리듬을 만들 수 있습니다. *라쳇(Ratchet) :원래 하나의 박자에서 한 번만 발생할 트리거를 여러 개로 나누어 빠르게 반복 재생하는방식

*기본적인 클럭 디바이더/멀티플 모듈. 왼쪽부터 Otter Mods의 Subdivide Mk2, Polykit의 Divider, Doepfer의 A-160-2v, Grayscale의 4ms SCM Doepfer의 A-160-5v. 사진 출처 : modulargrid.net
지금까지 살펴본 클럭의 생성, 전달, 가공 과정은 시스템 내에서 시간을 다루는 기본적인 구조입니다.
이러한 클럭을 기반으로 다양한 모듈이 동작하며, 전체 시스템의 시간 흐름을 구성하게 되는데요,
이 흐름을 실제 음악적 구조로 전개하는 장치가 시퀀서입니다.
시퀀서 : 모듈러 시스템의 브레인
신디사이저에서 반복되는 루프나 패턴을 들어본 적이 있다면, 시퀀서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시퀀서는 미리 설정된 전압의 '시퀀스'을 순차적으로 재생하며, 각 전압은 개별 음에 대응하도록 구성됩니다.
대부분의 시퀀서는 해당 음을 발생시키기 위해 게이트나 트리거 신호도 함께 출력하며, 일부는 필터 컷오프와 같은 다른 파라미터를 제어하기 위한 추가적인 CV 출력도 제공합니다.
시퀀서는 간단한 4~8스텝 모듈부터, 작곡과 퍼포먼스를 지원하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멀티트랙 기반의 복잡한 장치까지 폭넓게 존재합니다.
현재는 다양한 시퀀서 모듈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의 시스템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먼저 어떤 작업을 하고 싶은지 정리해보고, 이후 각 시퀀서의 기능을 비교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시퀀서에는 다양한 기능과 구성 방식이 있으며, 이를 몇 가지 기준으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필요한 트랙 수는 어떤 작업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단순한 모노포닉 라인을 만들 수도 있고, 코드나 드럼처럼 여러 요소를 동시에 다룰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시퀀서의 ‘트랙’은 각각 독립적으로 동작하는 CV/Gate 라인을 의미합니다. 일부 시퀀서는 8개 이상의 트랙을 지원하며, 라쳇(ratchet), 글라이드(glide), 스텝 게이트 제어, 트랙별 길이 및 재생 방향 설정 등 다양한 기능을 함께 제공하기도 합니다.
시퀀서마다 지원하는 스텝 수는 다양합니다. Xaoc Devices의 Moskwa처럼 8스텝 구조의 간단한 시퀀서도 있고, Erica Synths의 Pico SEQ처럼 16스텝을 지원하는 모듈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디지털 시퀀서의 경우 64단계 이상의 긴 시퀀스를 다룰 수 있으며, 여러 패턴을 연결해 더 긴 흐름을 만드는 기능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동작하는 시퀀서 모듈들 - 왼쪽부터 Xaoc Devices의 Tirana, Copper Traces의 Seek, Antimatter Audio의 Brain Seed, Erica Synths의 Pico SEQ 이미지 출처 : modulargrid.net
일부 시퀀서는 내부 클럭을 갖고 있어 시스템의 마스터 클럭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을 외부 장비와 연동하여 운용할 경우, 해당 시퀀서가 외부 클럭 입력(Clock In)을 지원하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아날로그 기반 시퀀서의 경우 정확한 음정을 위해 별도의 퀀타이저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최근의 디지털 시퀀서는 대부분 퀀타이저를 내장하고 있어 보다 쉽게 음정을 맞출 수 있으며, 특정 스케일에 맞게 음을 제한하는 기능도 제공합니다.
시퀀서에 따라 재생 방식도 다양합니다. 정방향, 역방향, 핑퐁(Ping-Pong) 재생을 지원하는지, 그리고 시작점과 끝점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지에 따라 활용 방식이 달라집니다.
일부 시퀀서는 특정 스텝을 건너뛰거나 게이트를 끌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기능은 쉼표(Rest)를 만들거나 리듬에 변화를 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시퀀서의 출력 전압 범위는 사용하는 모듈과의 호환성에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0–5V 또는 -5V~+5V와 같은 출력 범위가 오실레이터의 입력 범위와 맞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라이브 연주를 그대로 기록할 수 있는 레코딩 기능이 있는 시퀀서도 있습니다. 또한 특정 패턴을 확률적으로 변형하거나, 스텝을 무작위로 생성하는 기능을 통해 예측 불가능한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시퀀서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Arturia의 BeatStep Pro 같은 장비는 확률 기반 트리거나 랜덤 기능을 활용해 기존 패턴에 변주를 더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준들을 바탕으로 시퀀서를 선택했다면, 이제 시퀀서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사용할지에 대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게이트 시퀀서? 혹은 CV시퀀서?
유로랙 시퀀서는 기능적인 관점에서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게이트/트리거 시퀀서 : 드럼이나 리듬 중심 작업에 사용되며, 각 스텝에서 신호를 발생시킬지 여부를 제어합니다. 예를 들어 킥이나 하이햇을 언제 연주할지 를 결정하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 CV 시퀀서 : 멜로디나 파라미터 제어에 사용되며, 각 단계마다 전압 값을 설정해 음정이나 변화를 만듭니다. 예를 들어 베이스라인이나 멜로디의 흐름을 만드는 데 사용됩니다.
하지만 최근의 디지털 기반 시퀀서들을 보면, 앞서 언급한 게이트 시퀀서와 트리거 시퀀서로 나누는 구분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데요, 많은 장비들이 각 채널을 게이트, CV, 혹은 트리거 모드로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다기능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보면, 두 신호 사이의 경계는 거의 사라졌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퀀서를 게이트/CV 중심과 트리거 중심으로 나누어 사용하는 이유는, 단순한 기능의 차이라기보다 인터페이스와 운용 방식의 차이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멜로디를 다루는 시퀀서는 보통 노브나 슬라이더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스텝의 전압을 직접 조절하면서 음정과 흐름을 세밀하게 다루기에 적합한 구조입니다. 반면 트리거 시퀀서는 버튼 기반의 그리드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6스텝 단위로 비트를 배치하고, 리듬 구조를 빠르게 만드는 데에 훨씬 직관적입니다.
이처럼 설계 방식의 차이는 단순한 조작 방법을 넘어, 실제 작업 방식 자체에도 영향을 줍니다. 같은 기능을 수행하더라도 어떤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방식, 작업 속도, 그리고 몰입도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구분이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멜로디용 시퀀서를 드럼에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고, 반대로 트리거 시퀀서를 활용해 음정의 흐름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모듈러 신스의 세계에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단지 패치를 어떻게 구성하고 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뿐입니다. 결국 기술적인 사양보다는, 어떤 방식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는지, 그리고 어떤 인터페이스가 내 작업 방식에 잘 맞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서로 다른 인터페이스를 가진 시퀀서 모듈 - 왼쪽부터 Make Noise의 Rene Mk2, Malekko Heavy Industry Sequencer의 Varigate 4+ 이미지 출처 : modulargrid.net
전통적인 아날로그 시퀀서
아날로그 시퀀서는 각 스텝마다 전용 컨트롤(노브나 슬라이더)을 갖고 있습니다. 한 트랙이 4~8스텝 정도로 구성되고 스텝별 게이트 스위치가 없다면, 비교적 컴팩트한 형태로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한된 패널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컨트롤러를 원형으로 배치하거나, 가로·세로 열로 슬라이더를 밀집시키는 등 다양한 레이아웃이 시도되기도 합니다.

*다양한 형태로 컨트롤이 배치된 시퀀서 모듈들 - 왼쪽부터 Qu-Bit Electronix의 Octone, Xaoc Devices의 Moskwa, Pittsburgh Modular의 Micro Sequence 이미지 출처 : modulargrid.net
스텝 수와 트랙 수를 늘리기 시작하면 모듈의 크기는 필연적으로 매우 커지게 됩니다.


*스텝 수와 트랙 확장에 따라 커진 시퀀서 - Doepfer의 A-155(50HP/2x8 스텝), Analogue Solutions의 Eurokorn (84HP/4x16 스텝) 이미지 출처 : modulargrid.net
이러한 구조적 특징은 이후 시퀀서의 길이를 확장하거나 작동 방식을 다변화하는 다양한 설계 방식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초기의 아날로그 시퀀서는 보통 8~12스텝 정도로 길이가 짧고, 2~3개의 트랙을 갖는 구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시퀀서만으로 긴 패턴을 만들기보다는 여러 시퀀서를 이어서 사용하는 방식이 필요했습니다.
이때 사용된 방법 중 하나가 여러 시퀀서를 번갈아 전환하면서 재생하는 방식입니다. 즉, 하나의 시퀀서가 끝나면 다음 시퀀서로 넘어가고, 그다음 다시 돌아오는 구조입니다.
이를 위해 등장한 것이 시퀀셜 스위치(Sequential Switch) 입니다. Moog의 960 Sequential Controller / 962 Sequential Switch 같은 모듈은 이러한 방식의 대표적인 예로, 여러 입력 신호를 순서대로 하나의 출력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Moog 960 Sequential Controller와 962 Sequential Switch. 여러 단의 시퀀스를 스위치로 연결해 길이를 확장하는 전통적인 구성. 이미지 출처 : modularsynthesis.com
이 구조의 핵심은 언제 다음 시퀀서로 넘어가느냐인데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시퀀서가 한 사이클을 끝내는 순간 발생하는 트리거 신호를 이용해 스위치를 전환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클럭 디바이더를 이용해 전체 스텝 수에 맞는 타이밍을 만들고, 그 신호로 스위치를 전환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스템은 여러 개의 짧은 시퀀서가 순서대로 이어지면서, 하나의 긴 시퀀스처럼 동작하게 됩니다.
이러한 방식은 초기 아날로그 시퀀서 환경에서 시퀀스 길이를 확장하기 위해 사용되던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일부 시퀀서는 외부 트리거 신호를 통해 스텝을 무작위로 선택하거나 특정 위치로 즉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Random*Source의 Serge 8-Stage Sequencer / Programmer (SEQ8XL)나 Verbos Electronics의 Sequence Select는 이러한 방식으로 동작하며, 단순한 순차 재생을 넘어 미리 저장해 둔 전압 상태나 시퀀스 구성을 즉시 불러와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외부 신호를 받아 특정 스텝으로 즉시 점프하거나, 스텝을 무작위로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의 시퀀서들. 왼쪽부터 Random*Source의 Serge 8-Stage Sequencer / Programmer (SEQ8XL), Verbos Electronics의 Sequence Select 이미지 출처 : modulargrid.net
고성능 마이크로컨트롤러의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아날로그의 직관성과 디지털의 저장 기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퀀서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Pittsburgh Modular Sequence Designer 128은 128개의 물리적 슬라이더를 갖추고 있으며, 이를 여러 개의 시퀀스로 나누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페이지 모드를 통해 여러 시퀀스를 동시에 운용할 수 있습니다.

*여러개의 슬라이더를 통해 아날로그적 조작감과 디지털의 확장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퀀서, Pittsburgh Modular의 Electronic Sequence Designer 128. 이미지 출처 : modulargrid.net
RYO의 V-Sequencer와 같은 일부 시퀀서는 외부 전압을 이용해 특정 스텝으로 이동하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톱니파(sawtooth)를 입력하면 일반적인 순차 진행이 이루어지지만, 다른 파형을 사용하면 스텝 간의 타이밍이나 재생 순서를 변형할 수 있습니다.

*CV 입력으로 스텝 위치를 결정하는 RYO의 V-Sequence 이미지 출처 : modularaddict.com
각 스텝마다 신호를 켜고 끌 수 있는 개별 스위치를 갖춘 방식입니다. Doepfer의 A-155는 스텝마다 3단 스위치를 적용해 각 스텝을 출력1/출력2/Off 중 어디로 보낼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하나의 시퀀서로 두 종류의 리듬 패턴을 동시에 출력하거나, 음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긴 게이트 신호를 직접 조직할 수 있습니다.
아르페지에이터 (Arpeggiators)
1970년대 초에 등장한 Steiner-Parker Multiphonic Keyboard는, 여러 음을 순차적으로 재생하는 방식에서 아르페지에이터의 초기 형태로 볼 수 있는 장치입니다. 이 장치는 시퀀서를 프로그래밍하는 과정을 간소화하기 위한 용도로 설계되었습니다. 각 음의 피치를 노브로 하나씩 설정하는 대신, 키보드에서 원하는 음을 동시에 누르고 있으면 기기가 그 음들을 자동으로 순차 재생해주는 방식입니다.

*1976년 Contemporary Keyboard 및 Synapse에 실린 Steiner-Parker Synthacon과 Sequencer 151 광고. 이미지 출처 : retrosynthads.blogspot.com
오늘날의 아르페지에이터는 보통 상행(up), 하행(down), 상하행(up and down), 랜덤(random) 등 다양한 패턴을 지원하며, 이를 구현하는 방식 또한 다양합니다.
일부 MIDI-to-CV 컨버터는 입력된 MIDI 데이터를 내부 로직으로 재가공하여 내보내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Mutable Instruments Yarns나 Bastl Instruments 1983 같은 모듈은 여러 개의 노트를 동시에 입력받으면, 이를 설정된 속도에 맞춰 한 음씩 순차적으로 출력하는 아르페지에이터를 실행합니다. 또한 사용자가 건반을 누른 순서를 메모리에 임시 저장했다가 클럭에 맞춰 반복 출력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시퀀서 없이도 입력된 음정 데이터를 활용해 리드미컬한 패턴을 즉석에서 생성할 수 있습니다.

*MIDI 데이터를 아르페지오나 폴리포닉 신호로 변환해주는 MIDI-to-CV 모듈들. Mutable Instruments의 Yarns, Bastl의 Instruments 1983 이미지 출처 : modulargrid.net
코드 위에서 루트 노트를 기준으로 아르페지오를 만들어주는 전용 모듈도 많이 있습니다. 단순한 기능의 모듈부터, WMD의 Arpitecht처럼 16개의 스케일, 32개의 리듬 패턴(홀드와 레스트 포함), 32개의 슬라이드 패턴을 제공하는 고급 모듈까지 다양합니다. 또한 어떤 음 사이에 글라이드(glide)를 넣을지, 음을 부드럽게 연결할지 또는 끊어 연주할지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스케일과 리듬 패턴을 조합해 복잡한 아르페지오를 생성하는 전용 모듈. WMD의 Arpitecht 이미지 출처 : modulargrid.net
일부 컨트롤러 키보드에는 아르페지에이터가 기본 기능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경우 패턴의 종류(단순한 상·하행부터 Korg의 Taktile 시리즈처럼 다양한 프레이즈까지), 반복되는 옥타브 범위, 외부 모듈과 클럭을 맞출 수 있는지, 그리고 건반에서 손을 떼도 연주가 이어지는 ‘래치(latch)’ 기능 등을 함께 살펴보면 좋습니다.

*건반과 터치패드를 활용해 다양한 음악적 프레이즈를 생성할 수 있는 Korg Taktile 컨트롤러. 이미지 출처 : 제조사 공식 홈페이지
아르페지에이터를 매우 빠른 클럭으로 동작시키고 리버브를 걸어 음들이 서로 겹치도록(smear)만들면, 실제 코드(chords)처럼 들리는 효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클럭과 시퀀서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처음 챕터를 구성할 때만 해도 가벼운 내용일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정리하다 보니 다룰 내용이 꽤 많은 챕터였네요.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화에서 클럭과 시퀀서를 통해 시스템 내에 예측 가능한 음악적 구조를 만드는 법을 살펴봤다면, 이어질 13화에서는 모듈러 시스템에서 예측 불가능한 변수를 만드는 랜덤(Random)과 샘플 앤 홀드(Sample & Hold)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많은 유저들에게 모듈러신스가 매력적인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그중 하나는 다양한 음향적·음악적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요?
*모듈러신스 패칭. 다양한 음악적 아이디어를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구성할 수 있다.
물론 모듈러신스로 실험적인 소리를 만들거나 사운드 자체를 탐구하는 데에도 사용될 수 있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를 음악적으로 유의미하게 구현하고 싶다면 시스템 내에서 여러 요소를 일정한 간격과 순서 안에서 배치하고 제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작업들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서는 공통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일정한 간격으로 발생하는 펄스 형태의 전기적 신호인 클럭 신호입니다.
왜 클럭신호가 필요할까?
DAW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하나의 프로젝트가 공통된 시간 개념을 공유하고, 설정한 BPM에 의해 모든 기능과 동작이 제어된다는걸 알고 있을 텐데요.
하지만 DAW와 달리 모듈러신스는 패칭을 통해 싱크를 맞추기 전까지는 각 모듈이 서로 다른 시간 기준으로 동작합니다. 어떤 모듈은 멈추지 않고 계속 작동하고, 어떤 모듈은 특정 입력이 있을 때만 반응합니다. 기본적으로 이들을 하나의 시간 기준으로 묶어주는 요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각자의 시간대로 움직이는 여러 모듈을 서로 동기화하고 원하는 시점에 정확하게 동작시키기 위해서는 클럭 신호가 필요합니다.
또 사용자는 시스템 내에서 이 클럭 신호를 어떻게 라우팅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유로랙에서 클럭은 보통 +5V 이상의 전압이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게이트나 트리거 신호를 통해 전달되며, 시스템의 공통된 시간 기준이 됩니다. (게이트/트리거의 개념은 지난 4화 : 인풋 아웃풋 개념, 그 다음은 CV? - CV, Gate, Trigger, Midi 에서 다룬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클럭 신호는 구체적으로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요?
클럭 신호 : Binary Signal
게이트와 트리거는 모두 이진 신호로 분류됩니다. 즉, 전압이 존재하는 상태와 존재하지 않는 상태, 두 가지로만 이루어진 단순한 신호입니다.
유로랙에서는 모든 것이 전압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꺼짐(off)”은 0V를 의미하고, “켜짐(on)”은 일반적으로 약 5V에서 10V 사이의 전압을 의미합니다.
On (High): 일반적으로 +5V에서 +10V 사이의 전압이 흐르는 상태
*게이트와 트리거. 이미지 출처 : noiseengineering.us
게이트와 트리거는 유로랙에서 가장 단순한 신호 중 하나이지만, 동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비슷해 보이는 두 신호의 차이를 이해하면, 패칭할 때 어떤 신호를 사용해야 하는지가 분명해집니다.
그렇다면 on/off로만 이루어진 이 두 신호는 어떻게 다를까요?
이제 각각의 특징과 활용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게이트 : 신호의 지속성과 시간 제어
게이트 신호의 가장 큰 특징은 전압이 High 상태를 유지하는 시간(Length)입니다. 이 길이는 ADSR 엔벨롭의 Sustain을 결정하는 등 신호를 유지해야 하는 다양한 제어에 사용됩니다.
게이트 신호는 여러 방식으로 생성되는데요, 예를 들어 키보드를 사용할 때 건반을 누르고 있는 동안에는 게이트 신호가 High(on)상태를 유지하고, 손을 떼면 Low(off)로 전환됩니다. 시퀀서에서도 게이트 신호를 얻을 수 있는데, 게이트 전용 시퀀서뿐만 아니라 CV와 게이트를 함께 출력하는 시퀀서에서도 각 스텝의 길이에 맞춰 게이트 신호가 생성되어 음의 발생을 제어합니다.
일반적으로 유로랙의 클럭 신호는 트리거 형태인 경우가 많지만, 이 신호가 클럭 디바이더(Clock Divider)를 거치게 되면, 지속 시간(Length)을 가진 게이트(Gate) 신호로 변환되어 출력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6 디바이더는 빠르게 들어오는 클럭 신호를 16개 단위로 나누어 처리합니다. 이때 개별 클럭을 출력하는 대신, 여러 개의 클럭을 하나로 묶어 일정 시간 동안 High 상태를 유지하다가 이후 Low로 전환되는 방식의 게이트 신호를 만들어냅니다.
즉, 빠르게 반복되는 짧은 펄스 신호가 더 느리고 길게 유지되는 게이트 신호로 변환되는 것입니다.
*클럭 디바이더(/16)에 의한 게이트 신호의 Length 변화. 이미지 출처 : noiseengineering.us
이러한 신호는 특정 구간 동안 전압을 높게 유지해야 하는 로직 패치나, 신호의 길이가 중요한 엔벨롭을 다룰 때 특히 유용합니다.
트리거 : 순간의 짧은 펄스
트리거는 단순히 말해 아주 짧은 게이트 신호입니다. 신호의 길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으며, 보통 2~5ms 정도의 매우 짧은 펄스로 발생합니다.
트리거는 어떤 동작을 유지하기보다는, 특정 동작을 시작시키기 위해 사용되는데요.
예를 들어 드럼 모듈을 타격하거나, 서스테인이 없는 단순한 디케이(Decay) 또는 어택/디케이(Attack/Decay) 엔벨롭을 작동시킬 때 사용됩니다. 이 외에도 시퀀서를 진행시키거나, 스위치를 전환하는 데에도 사용됩니다.
드럼 모듈을 시퀀싱할 때는 전용 트리거 시퀀서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트리거는 시퀀싱에만 사용되는 신호는 아닙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유로랙의 클럭 신호 역시 대부분 트리거 형태이기 때문에, 이 클럭 신호를 드럼 모듈에 직접 입력해 타격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클럭 디바이더나 멀티플라이어만으로도 간단한 리듬 패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모듈에서는 특정 상태 변화에 따라 트리거를 출력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엔벨롭의 한 단계가 끝나는 지점이나 모듈의 상태가 바뀌는 순간에 트리거 신호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제조사마다 표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EOR(End of Rise), EOC(End of Cycle), EOD(End of Decay)와 같은 형태로 구분된다.
이러한 트리거 출력은 패치 내에서 여러 모듈이 연쇄 반응(Chain reaction)을 일으키도록 설계하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게이트-트리거의 호환성
게이트와 트리거는 어느 정도 호환되지만, 사용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게이트 신호는 트리거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트리거 입력을 받는 모듈은 신호의 길이보다는 전압이 상승하는 순간, 즉 라이징 엣지(Rising Edge)만을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트리거를 게이트 대신 사용하는 것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요, 게이트 입력은 신호가 유지되는 시간을 기준으로 동작하기 때문에 매우 짧은 트리거 신호로는 원하는 제어를 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일부 모듈에서는 이 두 용어가 혼용되기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해당 모듈이 트리거 방식으로 동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클럭소스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모듈러 시스템 내 모든 동작의 기준이 되는 클럭 신호는 사용 환경에 따라 다음과 같은 다양한 방식으로 생성할 수 있습니다.
*MIDI to CV 인터페이스, 전용 마스터 클럭모듈, LFO, DAW 연동 모듈 등 다양한 형태의 클럭 제너레이터. 이미지 출처 : 각 제조사 공식 홈페이지
클럭 신호를 확보했다면, 이제 이 신호가 시스템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볼 차례입니다.
모듈러 시스템에서 클럭 신호는 기본적으로 모듈의 진행 속도를 결정하며, 특히 시퀀서와 같은 장치는 이 클럭을 기반으로 스텝을 순차적으로 진행합니다.
하지만 모든 모듈이 이 클럭을 동일한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아닌데요,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클럭 해석 방식, 즉 PPQN의 개념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클럭의 해상도 : PPQN(Pulses Per Quarter Note)
클럭 신호를 입력하면, 클럭의 속도에 따라 시퀀서가 한 스텝씩 진행됩니다.
*시퀀서를 진행시키는 클럭 신호. 이미지 출처 : noiseengineering.us
아주 간단한 원리입니다. 하지만 이 클럭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처리하는지는 디바이스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Noise Engineering사의 16스텝 CV 시퀀서 '미메틱 디지탈리스(Mimetic Digitalis)'같은 모듈은 자체 클럭을 생성하지 않고 외부 클럭을 입력해서 사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요. 클럭이 한 번 들어올 때마다 한 스텝씩 진행합니다.
*Noise Engineering의 디지털 시퀀서 Mimetic Digitalis. 이미지 출처 : modulargrid.net
반면, 다른 기기들은 한 스텝을 진행하기 위해 더 많은 클럭 신호를 요구하기도 하는데요,
이 차이를 설명할 때 사용하는 개념이 PPQN(Pulses Per Quarter Note)입니다.
PPQN은 “4분 음표당 펄스 수”를 의미하며, 한 박자(4분 음표)를 몇 개의 클럭 신호로 나누어 처리하는지를 나타냅니다.
예를 들어, 4 PPQN은 한 박자를 4개의 클럭으로 나누고, 24 PPQN은 이를 더 촘촘하게 24개로 나눕니다.
앞서 언급한 Mimetic Digitalis는 4 PPQN 방식으로, 한 박자를 4개로 나누기 때문에 클럭 신호가 들어올 때마다 한 스텝씩, 즉 16분 음표 단위로 한 스텝씩 이동합니다.
*4 PPQN과 24 PPQN의 시간 분할 및 해상도 차이. 이미지 출처 : noiseengineering.us
PPQN과 클럭해상도
PPQN이 높을수록 한 박자를 더 촘촘하게 나누게 되고, 타이밍을 더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4PPQN과 같은 높은 해상도에서는 튜플렛(연음)이나 타이 노트와 같은 복잡한 리듬을 보다 안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튜플렛(Tuplet) : 한 박자에 여러 개의 음표를 넣는 리듬적 기법 / 타이(Tie) : 두 개 이상의 음표가 연결되어 하나의 긴 음표처럼 연주되는 기법
반면 4PPQN 방식은 구조가 단순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고, 빠르게 패치하기에 적합합니다.
이러한 해상도의 차이는 실제 사용 환경에서도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PPQN은 시퀀서, 클럭 싱크형 딜레이, 클럭 싱크 LFO나 모듈레이션 소스처럼 클럭 신호를 세밀하게 따라야 하는 모듈에서 특히 중요합니다.
반면, 단순 트리거 입력만 받는 드럼 모듈 등은 PPQN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마스터 클럭의 표준 해상도(PPQN) 결정하기
사용자가 클럭 해상도(PPQN)를 직접 다루게 되는 대표적인 경우 중 하나는 MIDI-to-CV 인터페이스를 사용할 때입니다.
이러한 인터페이스는 일반적으로 MIDI 클럭(24PPQN)을 기반으로 동작하며, 출력되는 클럭 신호를 다양한 분할(division)로 변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Mutable Instruments의 Yarns 같은 모듈은 내부 또는 외부 클럭을 기준으로 클럭 분할을 설정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서로 다른 해상도의 클럭 신호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Hexinverter의 Mutant Brain 같은 모듈은 전용 설정 툴을 통해 각 출력 단자에 서로 다른 클럭 분할을 할당할 수 있어, 하나의 MIDI 클럭으로부터 다양한 리듬 구조를 동시에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사용하는 시퀀서나 모듈이 어떤 클럭 해상도로 동작하는지에 맞춰, 인터페이스의 출력 클럭을 분할하거나 조정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PPQN 및 클럭 분할 설정을 지원하는 인터페이스 모듈 - Yarns(좌)와 Mutant Brain(우) 이미지 출처 : 각 제조사 홈페이지
어떤 방식이 더 적합한지는 사용하는 모듈과 작업 방식에 따라 달라지므로,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설정은 24 PPQN입니다. 이는 MIDI나 DIN Sync에도 사용되는 표준 규격으로, 정밀한 타이밍이 필요한 디지털 시퀀서나 외부 장비와 연동할 때 호환성이 가장 높기 때문입니다.
반면, 복잡한 연동보다 아날로그적인 직관성을 중시한다면 4 PPQN과 같은 설정이 더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의 경우에도, 특정 패치에서는 PPQN 방식의 미메틱 시퀀서가 훨씬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스터 클럭의 해상도를 하나로 정했다고 해서 모든 모듈이 그 속도로만 움직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시스템 내에 클럭 디바이더(Divider)나 멀티플라이어(Multiplier)가 있다면, 마스터 클럭을 나누거나 곱해 얼마든지 다른 리듬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클럭 디바이더/멀티플라이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뒤이어 다룹니다.)
결론적으로 마스터 클럭의 PPQN은 시스템 내 모든 장비가 공유하는 동기화의 최소 단위를 결정합니다.
PPQN이라는 용어가 처음에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장비가 이미 기본 클럭 규격을 사용하고 있어, 이를 직접 설정할 일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비를 연결하거나 매뉴얼을 확인하다 보면 한 번쯤은 마주하게 되는 개념이므로, 시스템을 이해하는 기준으로 정리해두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클럭 운용하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마스터 클럭 역할을 수행할 모듈은 시퀀서, MIDI 인터페이스, 혹은 단순한 사각파(Square wave) LFO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해당 모듈이 앞서 결정한 마스터 분할(PPQN) 규격에 맞는 클럭 신호를 안정적으로 보낼 수 있는가입니다. 만약 시스템 내에 클럭 소스로 사용할 수 있는 후보가 여러 개 있다면, 각각 테스트해보고 템포 제어가 가장 안정적인 장치를 메인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정적인 클럭 소스를 정했다면 이제 나머지는 활용의 문제입니다. 실제 시스템을 구성할 때 추가로 고려해야 할 요소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LFO는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는 클럭 소스입니다. 속도를 직관적으로 조절할 수 있고, 일부는 전압으로도 제어할 수 있습니다.
다만 BPM 기준의 템포를 제공하지 않거나, 속도를 시각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안정적인 타이밍을 위해서는 상승 엣지가 분명한 파형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사각파가 가장 적합합니다. 하강하는 톱니파도 사용할 수 있지만, 삼각파나 사인파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생성된 클럭 신호는 시스템 전체로 안정적으로 전달되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패시브 멀티플을 통해 신호를 분배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많은 모듈에 분배하면 신호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액티브 멀티플을 사용해 신호를 보강한 뒤 분배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OR 로직 모듈을 활용해 클럭 신호의 버퍼된 복사본을 만드는 방법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로직(Logic)모듈은 14화에서 자세히..
여러 모듈이 같은 클럭으로 동작하더라도, 시작 지점이 어긋나면 전체 구조가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리셋(Reset) 신호는 이러한 어긋남을 바로잡기 위해 사용됩니다. 입력되는 순간 시퀀서나 관련 모듈을 초기 상태로 되돌려, 모든 요소가 동일한 지점에서 다시 시작하도록 맞춰줍니다.
보통은 몇 마디 단위로 더 느린 주기의 리셋 신호를 만들어 주기적으로 정렬을 맞추며, 이를 통해 일정한 구조를 유지하거나 외부 장비와의 동기화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리셋을 활용하면 시퀀서의 길이를 제한하거나, 특정 구간만 반복하도록 설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클럭 디바이더(Clock Divider) : 입력된 클럭을 일정 비율로 나누어 더 느린 신호를 생성합니다. 예를들어, 빠르게 반복되는 하이햇 위에, /4로 나눈 신호를 사용해 킥을 배치하면 자연스럽게 마디의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클럭 멀티플라이어(Clock Multiplier) : 원래 클럭보다 더 빠른 신호를 만들어냅니다. 예를들어, x2, x3와 같이 클럭을 배속하면, 기본 박자 사이가 더 촘촘하게 나뉘면서 빠른 연타나 라쳇과 같은 리듬을 만들 수 있습니다. *라쳇(Ratchet) :원래 하나의 박자에서 한 번만 발생할 트리거를 여러 개로 나누어 빠르게 반복 재생하는방식
*기본적인 클럭 디바이더/멀티플 모듈. 왼쪽부터 Otter Mods의 Subdivide Mk2, Polykit의 Divider, Doepfer의 A-160-2v, Grayscale의 4ms SCM Doepfer의 A-160-5v. 사진 출처 : modulargrid.net
지금까지 살펴본 클럭의 생성, 전달, 가공 과정은 시스템 내에서 시간을 다루는 기본적인 구조입니다.
이러한 클럭을 기반으로 다양한 모듈이 동작하며, 전체 시스템의 시간 흐름을 구성하게 되는데요,
이 흐름을 실제 음악적 구조로 전개하는 장치가 시퀀서입니다.
시퀀서 : 모듈러 시스템의 브레인
신디사이저에서 반복되는 루프나 패턴을 들어본 적이 있다면, 시퀀서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시퀀서는 미리 설정된 전압의 '시퀀스'을 순차적으로 재생하며, 각 전압은 개별 음에 대응하도록 구성됩니다.
대부분의 시퀀서는 해당 음을 발생시키기 위해 게이트나 트리거 신호도 함께 출력하며, 일부는 필터 컷오프와 같은 다른 파라미터를 제어하기 위한 추가적인 CV 출력도 제공합니다.
시퀀서는 간단한 4~8스텝 모듈부터, 작곡과 퍼포먼스를 지원하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멀티트랙 기반의 복잡한 장치까지 폭넓게 존재합니다.
현재는 다양한 시퀀서 모듈이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의 시스템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먼저 어떤 작업을 하고 싶은지 정리해보고, 이후 각 시퀀서의 기능을 비교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시퀀서에는 다양한 기능과 구성 방식이 있으며, 이를 몇 가지 기준으로 나누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필요한 트랙 수는 어떤 작업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단순한 모노포닉 라인을 만들 수도 있고, 코드나 드럼처럼 여러 요소를 동시에 다룰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시퀀서의 ‘트랙’은 각각 독립적으로 동작하는 CV/Gate 라인을 의미합니다. 일부 시퀀서는 8개 이상의 트랙을 지원하며, 라쳇(ratchet), 글라이드(glide), 스텝 게이트 제어, 트랙별 길이 및 재생 방향 설정 등 다양한 기능을 함께 제공하기도 합니다.
시퀀서마다 지원하는 스텝 수는 다양합니다. Xaoc Devices의 Moskwa처럼 8스텝 구조의 간단한 시퀀서도 있고, Erica Synths의 Pico SEQ처럼 16스텝을 지원하는 모듈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디지털 시퀀서의 경우 64단계 이상의 긴 시퀀스를 다룰 수 있으며, 여러 패턴을 연결해 더 긴 흐름을 만드는 기능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동작하는 시퀀서 모듈들 - 왼쪽부터 Xaoc Devices의 Tirana, Copper Traces의 Seek, Antimatter Audio의 Brain Seed, Erica Synths의 Pico SEQ 이미지 출처 : modulargrid.net
일부 시퀀서는 내부 클럭을 갖고 있어 시스템의 마스터 클럭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을 외부 장비와 연동하여 운용할 경우, 해당 시퀀서가 외부 클럭 입력(Clock In)을 지원하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아날로그 기반 시퀀서의 경우 정확한 음정을 위해 별도의 퀀타이저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최근의 디지털 시퀀서는 대부분 퀀타이저를 내장하고 있어 보다 쉽게 음정을 맞출 수 있으며, 특정 스케일에 맞게 음을 제한하는 기능도 제공합니다.
시퀀서에 따라 재생 방식도 다양합니다. 정방향, 역방향, 핑퐁(Ping-Pong) 재생을 지원하는지, 그리고 시작점과 끝점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지에 따라 활용 방식이 달라집니다.
일부 시퀀서는 특정 스텝을 건너뛰거나 게이트를 끌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기능은 쉼표(Rest)를 만들거나 리듬에 변화를 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시퀀서의 출력 전압 범위는 사용하는 모듈과의 호환성에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0–5V 또는 -5V~+5V와 같은 출력 범위가 오실레이터의 입력 범위와 맞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라이브 연주를 그대로 기록할 수 있는 레코딩 기능이 있는 시퀀서도 있습니다. 또한 특정 패턴을 확률적으로 변형하거나, 스텝을 무작위로 생성하는 기능을 통해 예측 불가능한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시퀀서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Arturia의 BeatStep Pro 같은 장비는 확률 기반 트리거나 랜덤 기능을 활용해 기존 패턴에 변주를 더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준들을 바탕으로 시퀀서를 선택했다면, 이제 시퀀서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사용할지에 대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게이트 시퀀서? 혹은 CV시퀀서?
유로랙 시퀀서는 기능적인 관점에서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디지털 기반 시퀀서들을 보면, 앞서 언급한 게이트 시퀀서와 트리거 시퀀서로 나누는 구분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데요, 많은 장비들이 각 채널을 게이트, CV, 혹은 트리거 모드로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다기능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보면, 두 신호 사이의 경계는 거의 사라졌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시퀀서를 게이트/CV 중심과 트리거 중심으로 나누어 사용하는 이유는, 단순한 기능의 차이라기보다 인터페이스와 운용 방식의 차이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멜로디를 다루는 시퀀서는 보통 노브나 슬라이더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스텝의 전압을 직접 조절하면서 음정과 흐름을 세밀하게 다루기에 적합한 구조입니다. 반면 트리거 시퀀서는 버튼 기반의 그리드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6스텝 단위로 비트를 배치하고, 리듬 구조를 빠르게 만드는 데에 훨씬 직관적입니다.
이처럼 설계 방식의 차이는 단순한 조작 방법을 넘어, 실제 작업 방식 자체에도 영향을 줍니다. 같은 기능을 수행하더라도 어떤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방식, 작업 속도, 그리고 몰입도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구분이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멜로디용 시퀀서를 드럼에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고, 반대로 트리거 시퀀서를 활용해 음정의 흐름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모듈러 신스의 세계에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단지 패치를 어떻게 구성하고 운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뿐입니다. 결국 기술적인 사양보다는, 어떤 방식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는지, 그리고 어떤 인터페이스가 내 작업 방식에 잘 맞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서로 다른 인터페이스를 가진 시퀀서 모듈 - 왼쪽부터 Make Noise의 Rene Mk2, Malekko Heavy Industry Sequencer의 Varigate 4+ 이미지 출처 : modulargrid.net
전통적인 아날로그 시퀀서
아날로그 시퀀서는 각 스텝마다 전용 컨트롤(노브나 슬라이더)을 갖고 있습니다. 한 트랙이 4~8스텝 정도로 구성되고 스텝별 게이트 스위치가 없다면, 비교적 컴팩트한 형태로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한된 패널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컨트롤러를 원형으로 배치하거나, 가로·세로 열로 슬라이더를 밀집시키는 등 다양한 레이아웃이 시도되기도 합니다.
*다양한 형태로 컨트롤이 배치된 시퀀서 모듈들 - 왼쪽부터 Qu-Bit Electronix의 Octone, Xaoc Devices의 Moskwa, Pittsburgh Modular의 Micro Sequence 이미지 출처 : modulargrid.net
스텝 수와 트랙 수를 늘리기 시작하면 모듈의 크기는 필연적으로 매우 커지게 됩니다.
*스텝 수와 트랙 확장에 따라 커진 시퀀서 - Doepfer의 A-155(50HP/2x8 스텝), Analogue Solutions의 Eurokorn (84HP/4x16 스텝) 이미지 출처 : modulargrid.net
이러한 구조적 특징은 이후 시퀀서의 길이를 확장하거나 작동 방식을 다변화하는 다양한 설계 방식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초기의 아날로그 시퀀서는 보통 8~12스텝 정도로 길이가 짧고, 2~3개의 트랙을 갖는 구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시퀀서만으로 긴 패턴을 만들기보다는 여러 시퀀서를 이어서 사용하는 방식이 필요했습니다.
이때 사용된 방법 중 하나가 여러 시퀀서를 번갈아 전환하면서 재생하는 방식입니다. 즉, 하나의 시퀀서가 끝나면 다음 시퀀서로 넘어가고, 그다음 다시 돌아오는 구조입니다.
이를 위해 등장한 것이 시퀀셜 스위치(Sequential Switch) 입니다. Moog의 960 Sequential Controller / 962 Sequential Switch 같은 모듈은 이러한 방식의 대표적인 예로, 여러 입력 신호를 순서대로 하나의 출력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Moog 960 Sequential Controller와 962 Sequential Switch. 여러 단의 시퀀스를 스위치로 연결해 길이를 확장하는 전통적인 구성. 이미지 출처 : modularsynthesis.com
이 구조의 핵심은 언제 다음 시퀀서로 넘어가느냐인데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시퀀서가 한 사이클을 끝내는 순간 발생하는 트리거 신호를 이용해 스위치를 전환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클럭 디바이더를 이용해 전체 스텝 수에 맞는 타이밍을 만들고, 그 신호로 스위치를 전환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시스템은 여러 개의 짧은 시퀀서가 순서대로 이어지면서, 하나의 긴 시퀀스처럼 동작하게 됩니다.
이러한 방식은 초기 아날로그 시퀀서 환경에서 시퀀스 길이를 확장하기 위해 사용되던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일부 시퀀서는 외부 트리거 신호를 통해 스텝을 무작위로 선택하거나 특정 위치로 즉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Random*Source의 Serge 8-Stage Sequencer / Programmer (SEQ8XL)나 Verbos Electronics의 Sequence Select는 이러한 방식으로 동작하며, 단순한 순차 재생을 넘어 미리 저장해 둔 전압 상태나 시퀀스 구성을 즉시 불러와 활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외부 신호를 받아 특정 스텝으로 즉시 점프하거나, 스텝을 무작위로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의 시퀀서들. 왼쪽부터 Random*Source의 Serge 8-Stage Sequencer / Programmer (SEQ8XL), Verbos Electronics의 Sequence Select 이미지 출처 : modulargrid.net
고성능 마이크로컨트롤러의 활용이 보편화되면서, 아날로그의 직관성과 디지털의 저장 기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퀀서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Pittsburgh Modular Sequence Designer 128은 128개의 물리적 슬라이더를 갖추고 있으며, 이를 여러 개의 시퀀스로 나누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페이지 모드를 통해 여러 시퀀스를 동시에 운용할 수 있습니다.
*여러개의 슬라이더를 통해 아날로그적 조작감과 디지털의 확장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퀀서, Pittsburgh Modular의 Electronic Sequence Designer 128. 이미지 출처 : modulargrid.net
RYO의 V-Sequencer와 같은 일부 시퀀서는 외부 전압을 이용해 특정 스텝으로 이동하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톱니파(sawtooth)를 입력하면 일반적인 순차 진행이 이루어지지만, 다른 파형을 사용하면 스텝 간의 타이밍이나 재생 순서를 변형할 수 있습니다.
*CV 입력으로 스텝 위치를 결정하는 RYO의 V-Sequence 이미지 출처 : modularaddict.com
각 스텝마다 신호를 켜고 끌 수 있는 개별 스위치를 갖춘 방식입니다. Doepfer의 A-155는 스텝마다 3단 스위치를 적용해 각 스텝을 출력1/출력2/Off 중 어디로 보낼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하나의 시퀀서로 두 종류의 리듬 패턴을 동시에 출력하거나, 음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긴 게이트 신호를 직접 조직할 수 있습니다.
아르페지에이터 (Arpeggiators)
1970년대 초에 등장한 Steiner-Parker Multiphonic Keyboard는, 여러 음을 순차적으로 재생하는 방식에서 아르페지에이터의 초기 형태로 볼 수 있는 장치입니다. 이 장치는 시퀀서를 프로그래밍하는 과정을 간소화하기 위한 용도로 설계되었습니다. 각 음의 피치를 노브로 하나씩 설정하는 대신, 키보드에서 원하는 음을 동시에 누르고 있으면 기기가 그 음들을 자동으로 순차 재생해주는 방식입니다.
*1976년 Contemporary Keyboard 및 Synapse에 실린 Steiner-Parker Synthacon과 Sequencer 151 광고. 이미지 출처 : retrosynthads.blogspot.com
오늘날의 아르페지에이터는 보통 상행(up), 하행(down), 상하행(up and down), 랜덤(random) 등 다양한 패턴을 지원하며, 이를 구현하는 방식 또한 다양합니다.
일부 MIDI-to-CV 컨버터는 입력된 MIDI 데이터를 내부 로직으로 재가공하여 내보내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Mutable Instruments Yarns나 Bastl Instruments 1983 같은 모듈은 여러 개의 노트를 동시에 입력받으면, 이를 설정된 속도에 맞춰 한 음씩 순차적으로 출력하는 아르페지에이터를 실행합니다. 또한 사용자가 건반을 누른 순서를 메모리에 임시 저장했다가 클럭에 맞춰 반복 출력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시퀀서 없이도 입력된 음정 데이터를 활용해 리드미컬한 패턴을 즉석에서 생성할 수 있습니다.
*MIDI 데이터를 아르페지오나 폴리포닉 신호로 변환해주는 MIDI-to-CV 모듈들. Mutable Instruments의 Yarns, Bastl의 Instruments 1983 이미지 출처 : modulargrid.net
코드 위에서 루트 노트를 기준으로 아르페지오를 만들어주는 전용 모듈도 많이 있습니다. 단순한 기능의 모듈부터, WMD의 Arpitecht처럼 16개의 스케일, 32개의 리듬 패턴(홀드와 레스트 포함), 32개의 슬라이드 패턴을 제공하는 고급 모듈까지 다양합니다. 또한 어떤 음 사이에 글라이드(glide)를 넣을지, 음을 부드럽게 연결할지 또는 끊어 연주할지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스케일과 리듬 패턴을 조합해 복잡한 아르페지오를 생성하는 전용 모듈. WMD의 Arpitecht 이미지 출처 : modulargrid.net
일부 컨트롤러 키보드에는 아르페지에이터가 기본 기능으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경우 패턴의 종류(단순한 상·하행부터 Korg의 Taktile 시리즈처럼 다양한 프레이즈까지), 반복되는 옥타브 범위, 외부 모듈과 클럭을 맞출 수 있는지, 그리고 건반에서 손을 떼도 연주가 이어지는 ‘래치(latch)’ 기능 등을 함께 살펴보면 좋습니다.
*건반과 터치패드를 활용해 다양한 음악적 프레이즈를 생성할 수 있는 Korg Taktile 컨트롤러. 이미지 출처 : 제조사 공식 홈페이지
아르페지에이터를 매우 빠른 클럭으로 동작시키고 리버브를 걸어 음들이 서로 겹치도록(smear)만들면, 실제 코드(chords)처럼 들리는 효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클럭과 시퀀서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처음 챕터를 구성할 때만 해도 가벼운 내용일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정리하다 보니 다룰 내용이 꽤 많은 챕터였네요.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화에서 클럭과 시퀀서를 통해 시스템 내에 예측 가능한 음악적 구조를 만드는 법을 살펴봤다면, 이어질 13화에서는 모듈러 시스템에서 예측 불가능한 변수를 만드는 랜덤(Random)과 샘플 앤 홀드(Sample & Hold)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